전시 소개

겹겹이 쌓인 한지와 실 사이에서, 나와 관계를 떠올리게 되는 전시

감성 충전합시다~ 2026. 2. 1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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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사동 전시 기록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보경입니다.
이번에는 인사아트프라자 1층 전관에서 열리고 있는 김문정 작가의 개인전 〈겹겹 잇고, 풀고〉를 보고 왔어요.

 

전시 한 줄 요약

 

“재료를 보는 전시라기보다, 관계가 어떻게 생겨나는지 오래 바라보게 되는 전시”

전시 정보
전시명  : 김문정 8회 초대개인전 〈겹겹 잇고, 풀고〉
기간  :  2026. 2.11(수) ~ 2.16(월)
장소 :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1층 전관 (인사동길 34-1)
관람시간 : 10:00–18:30 (연중무휴, 전용 주차장 없음)
공간정보 : 1–4F 전시, 5–6F 르프랑 루프탑 카페·레스토랑

 

1. 한지와 실이 만들어낸 ‘결’부터 눈에 들어오는 전시

전시장에 들어서면 먼저 붉은색과 베이지 톤이 섞인 사각 캔버스들이 시선을 잡아요.
가까이 다가가 보면 붓질이 아니라, 한지죽이 격자 사이를 메우고 튀어나오고 갈라진 흔적들이 화면을 채우고 있습니다. 그 위로는 실이 촘촘하게 엮여 있어서, 평면이라기보다는 ‘직조된 벽’ 같은 느낌에 가깝습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원형 작업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실이 부챗살처럼 뻗어나가고, 그 사이를 한지죽이 메우면서 자연스럽게 시선을 한 점으로 모읍니다. 조명이 들어간 작품은 은은하게 빛이 올라와서, 마치 둥근 등불을 보는 기분이었어요.

 

2. ‘겹겹 잇고, 풀고’라는 제목이 자연스럽게 읽히는 장면들

이 전시를 보면서 가장 많이 떠오른 단어는 ‘매듭’이었어요.

  • 실은 서로 다른 지점을 이어 주는 연결선이고
  • 한지죽은 그 사이를 흘러다니며 매듭을 만들기도, 풀어버리기도 합니다.

작가노트에 나오는 것처럼, 관계라는 건 한 번 묶이면 영원히 유지되는 줄이 아니라, 계속해서 다시 맺어지고 풀리면서 모양을 바꾸는 흐름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여러 개의 작은 정사각형 캔버스가 한 세트처럼 구성된 작품 앞에 서 있으면,
‘어떤 인연은 조금 연한 색으로 남고, 어떤 인연은 진하게 겹쳐져 있구나’ 하는 생각도 같이 따라와요. 보는 사람의 경험에 따라 읽히는 감정이 꽤 달라질 것 같은 화면입니다.

 

3. 유리문에 적힌 글처럼, 이 전시는 ‘공(空)’을 보여주는 방식이 흥미롭다

전시장 입구 유리에는 ‘공空’과 ‘선禪’에 대한 짧은 글이 적혀 있습니다.
비워진 공간이 단순한 빈칸이 아니라, 흐름이 다시 이어지기 위한 자리라는 내용이었는데요, 이 문장을 읽고 다시 작품을 보니 화면의 ‘비어 있는 부분’이 훨씬 풍성하게 느껴졌습니다.

한지와 실이 촘촘하게 겹친 부분보다,
살짝 비어 있는 구역에 오히려 시선이 머물고,
그 사이사이 공기가 작품의 중요한 일부처럼 느껴집니다.

 

이런 분께 추천

  • 재료 실험이 있는 회화, 특히 한지 작업을 좋아하시는 분
  • 관계, 비움, 여백 같은 키워드에 마음이 가는 요즘이라면
  • 인사동에서 ‘풍경’ 대신 ‘질감’을 보는 전시를 찾고 계신 분

겹겹이 쌓인 화면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 관계와 내 마음의 겹까지 같이 들여다보게 되는 전시였습니다.
인사동 근처에 들르실 일이 있다면 1층 전관에 살짝 들러, 천천히 걸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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